Murakami Haruki Archive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북 토크 후기

  • 2013년 7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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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북 토크
7월 12일(금) 저녁, 교보문고 영등포점에서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번역자 양억관을 모시고 문학평론가 허희 선생님과 함께 하는 북 토크가 있었습니다.

허희 선생님이 질문을 던지고 양억관 선생님의 솔직한 답변이 이어졌는데요,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를 간략하게 요약해 소개해 봅니다.

 

Q :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에서 후기를 쓰지 않았는데 그 이유가 있는지?
A : 처음 『언더그라운드』 나왔을 때는 후기를 썼다. 당시에 옴진리교라든지 관련한 것들을 연구하고 후기를 썼는데, 『언더그라운드』가 재출간될 때, 옴진리교가 어떻게 되었는지 다시 연구할 시간이 없어서 후기를 빼버렸다. 이번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에서는 워낙 급박한 일정으로 출간을 하다 보니 더 공부를 하고 쓸 시간이 없어서 후기를 쓰지 못했다.

 

번역가 양억관 1

Q : 만일 시간이 넉넉하게 주어진다면, 지금 후기를 쓴다면 어떤 관점에서 쓸 것 같은지?
A :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일단 하루키의 과거 작품을 다 읽어봐야 할텐데. 만일 이번 작품의 세계가 과거와 비교해 많이 변모한 것이라면 기념비가 될 만한 작품이 아닐까 한다.

 

Q : 일본의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번역하셨는데, 하루키만의 색채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
A : 개인적인 독서 경험에서 두 명의 일본 작가에게 완벽하게 감탄했다.
첫 번째가 다니자키 준이치로다.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슌킨쇼(春琴抄)를 읽고 소설가의 역량이랄까, 소설 쓰는 테크닉, 인물 창조하는 능력 등에 정말 대단한 작가라고 감탄했다.

그 다음이 무라카미 하루키다. 하루키는 전혀 드러내지 않으면서 매끄러운 소설 속 맥락 속에서 인간의 보편적인 근원에 대한 질문들을 던진다. 문장 속에 녹아 아주 자연스럽게 배치되어 있어서 잘 읽지 않으면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의식적으로 분석하지 않더라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하루키가 보편적인 임팩트를 가진 작가이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한다.

 

문학평론가 허희

Q : 무라카미 하루키가 이전에 보였던 이야기의 동어반복이라는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는데?
A : 책을 정확히 제대로 읽지 못해서가 아닐까? 이 작품 같은 경우 첫 번째 읽을 때보다 두 번째 읽을 때 그 맛을 찾아낼 것 같다. 그 맛을 발견하면 할수록 더 빠져들 것 같다.

 

Q : 이번 작품은 시점이 특이하다. 3인칭을 가장하고 있지만 1인칭에 가깝지 않은가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A :  사실상 1인칭 소설이라고 본다. 쓰쿠루가 보고 듣고 경험하는 것만 나오고 다른 인물들은 그렇게 나오지 않는다. 1인칭 관찰자적 시점에 가깝지 않은가? 쓰쿠루가 죽음을 생각하던 당시의 모습을 묘사한 부분, 자기가 자기를 객관화시켜 본다. 사람이 살다 보면 기억이 공격한다.  기억이 내 존재를 결정적으로 흔들 때 어떻게 벗어나는가? 사라는 작품 속에서 ‘기억을 역사로 만들라’고 해법을 제시한다. 기억을 역사로 만드는 과정 속에서 기억을 나의 기억이 아닌 것처럼 바라보는 것, 이런 점에서 실질적으로는 1인칭의 자기고백 소설이 아닌가.

 

양억관 선생님 2

“번역자의 입장을 떠나 이 작품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부분은 작품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바닥 없는 어둠’이란 것이다. 작품 속에서 이 ‘바닥 없는 어둠’이 계속 나오고, 한 인물이 그 밑에 닿았다가 다시 회복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런데 이 ‘바닥 없는 어둠’이란 동양적인 설정이다. 신이 있다면 그 바닥은 신이 다. 하지만 동양 사상에서는 신이 아니고 無이다.”

교보문고 영등포점 티움

Q : 『노르웨이의 숲』은 한국에 여러 번역본이 나왔고, 김난주 선생님도 번역을 하신 적이 있는데, 이번에 양억관 선생님이 『노르웨이의 숲』을 번역하시는 것에 대해서 김난주 선생님은 뭐라고 안 하시는지?

A : 번역에 관해서는 서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돈에 관해서만 이야기한다…는 솔직한 답변으로 청중들에게 웃음을 주셨습니다. ^^)

양억관 선생님께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이...

북 토크가 끝나고 많은 분들이 양억관 선생님의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양억관 선생님은 역자로서 이런 자리를 가진 것이 처음이라고 하셨는데요, 재미있고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뜨거운 열정으로 자리를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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